2016년 12월 22일 목요일

[나쁜 프로그래머] 8. 질데로이 록허트

개발자 채용을 위해 많은 이력서와 그들의 경력사항을 중점적으로 보면서 느끼는 점중에 하나는

'개발자의 능력은 오로지 개발 능력으로만 판단되지 않는다.'  라는 것이다.

자기PR 라는것은 꼭 개발직군 뿐 아니라 다른 직군에서도 매우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 생각된다.

하지만 자기 PR 에만 특화된 개발자들과 함께 일해본 상황에 놓여 있을때 

' 아는게 없어도 모두 아는것 처럼 PR 할수도 있구나 ' 라고 생각되었던 경우가 있었다.


흔히들 말하는 '입개발'에 능한 사람들에 대해서 오늘 주제를 말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사례..


한국에서 내노라는 대학출신이면서 IT쪽 학과라고는 하기는 좀 애매 했지만 경력상으로 봤을때도 그렇고

면접시에서도 물어보는 내용에 대한 완벽한 대응을 통해 꽤 높은 수준의 개발자라는 신임을 얻는다.

첫출근 하는날 API 문서와 기존 테스트서버를 오픈하며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REST 방식의 API 통신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분명 이력서상에서도 모바일 앱과 통신을 개발하고 푸시서버를 구성하고.. 블라블라

면접시에도 REST 방식은 어떤게 좋고 어떤게 나쁘고 주절주절 잘만 얘기했는데

정작 실무에서 통신하는 원리를 모르고 있는 경우였다.

대체 어떻게 알고 면접을 통과한 것일까? 그당시 면접관이었던 나는 혼란스러움을 아직도 떨치지 못했다.



다른사례..

엘리트로 이루어진 스타트업에 일할 기회가 있어 기존 인프라를 분석중이었다.

고질적으로 발생되는 문제점에 대해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내어 어떻게 어떻게 수정을 하는것이 어떠냐고

카이스트출신이라는 CSO 와 서울대출신의 CTO 에게 나의 의견을 개진했다.

다만 그들은 내말을 전혀 이해하지 (않은게 아니라) 못하고 있었고 그날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슬로우쿼리 라는 개념과 Push agent 라는것을 설명하는데 꼬박 3일을 보내야만 했다.

물론 대표는 새로온 개발팀장이 최상위의 기술자로 인식된 CTO 와 CSO 에 급이 맞지않아 의견충돌이 있구나 라는 선에서만 이해하고

정작 교육을 실시하고 있던 나는 왜 저사람들이 엔지니어로서 책임자로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적이 있다.

그리고 교육(?)이 끝난 다음날 CEO 에게 데이터베이스 안정화 방안과 푸시알림에 관한 전략을 설명하는 CTO를 보며 내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을 개탄하며 쓰린 속을 부여잡고 있었다.



또? 다른사례

젊은 친구로만 이루어진 작은 SI 스타트업에서 기존에 창업멤버들의 수준이 아직은 더 배워야 함은 인지하고

고령이긴 하지만 많은 경력과 연륜을 갖춘 개발자를 채용하여 개발팀의 기틀을 잡고자 했다.

이런저런 큰 대기업에서 개발자로 근무하며 수백줄에 이르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연봉도 어마무시한 수준을 제시한 개발자를 헤드헌팅업체를 통해 제시받아 그를 채용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출근하게 된지 한달즈음에 사장은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음 을 깨닫는다.

그 개발자는 개발자가 아닌 처음부터 관리직에 있었던 사람이고

'실무개발' 이라기 보다는 '실무관리'를 해왔고 그 사장이 원하는 형상관리나 프로젝트관리 혹은

인프라 관리에 대해 '전문가를 다룰줄 알았지' 그 실무를 다룰줄은 전혀 모르는 사람 이었다.

헤드헌터가 말한 내용과 너무 달랐고 헤드헌터가 그쪽에 아는것이 없이 단순 실적을 위해 꼽은 사례에 가까웠다.

그 개발자관리인은 본인이 첫날 출근하면서 어떤일을 해야하며 그 일은 본인의 이력과는 상관없는 일임은 알았지만 어마무시한 연봉과 처우를 받는데까지 받아보자는 생각으로 버티면서

작은회사에서의 한달의 시간이라는 큰 자산을 낭비하기에 이른다.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를 보면서 딱 위의 3가지 경우에 매우 적당한 인물이 하나 등장하는데

바로 제목과 같은 이름을 가진 질데로이 록허트 가 바로 그 인물이다.


근거없는 실적을 책으로 옮겼고 맹목적으로 추종되는 팬보이들 덕분에

명성을 얻게되어 그로인해 호그와트의 교수로 부임해 오지만

핵심적인 사건이 터질때마다 한발늦게 그리고 발빼기 매우 적절한 시기에 등장해서

그의 도움이 필요할때마다 이런저렁 핑계를 대고

실체가 밝혀진 뒤 철저하게 실무자들에 의해 무시당하고 이용당해 기억을 잃은 폐인으로 남는다.



사실 어느 직종이나 마찬가지 겠지만 실력의 검증은 매우 어려운 주제이다.

그런 대안으로 코드리뷰를 요청한다던가 알고리즘테스트 혹은 레퍼런스 테스트등 여러가지 방법을 찾고 있지만

각각의 대안은 빠져나갈 구멍이나 약점들이 있고 그것은 일단 검증후에 직접 업무를 진행하면서

판가름 낼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좀 안정되고 시스템이 갖추어진 기업에서야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이겠지만

그럴 시간과 시스템이 없는 스타트업 혹은 소기업의 경우에는 이러한 입개발자들을 걸러내기란 정말 어려운 숙제와도 같다.

가뜩이나 사람도 많이 없는 편에 대기업급의 복지와 급여가 제공되지 않는 조직에서는 과연 어떤식으로 이런 사람들을 판별해 내야 할까?



입사전까지 이러한 개발자들을 걸러 낼 방법은 없다.

난 이 전제를 깔고 채용을 시작하며 딱 두가지의 대안 만이 남는다고 보는 쪽 인데

그러한 개발자들을 그들의 말이 증명할만큼 능력개발을 시키거나

아니면 실제 채용의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몇몇을 거를수 있는 여유를 두는 방법 두가지로 말할수 있다.



굳이 안되면 바로 채용을 없었던것으로 하면 깔끔하게 끝나는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수 있겠다.
(채용해봤다가 입개발로 탄로나면 당장 없던것으로 해버리면 그만이지 않느냐. 그러라고 수습계약 이라는것도 존재하는건데..)

두번째 방법이 시간을 많이 가지고 채용을 길게 보면서 하는 대안이다.
(수습기간동안 보고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 쿨하게 내보내고 다시 구인하는 방식..)

그러나 첫번째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는데..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생각으로는

개개인이 가진 능력 이상의 PR 을 했다는 것은 그 분야에 아무런 지식이 없거나 능력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라는것이 결론이다.

아직 능숙한 경력은 없지만 그만큼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아는 만큼 경험을 쌓고 싶어 발버둥 친 결과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내가 상식선에서 사람 보는 눈이 있다는 전제하에서.. )



가령 예를들어 이런 쪽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서버전문 개발자로 근무한지 5년여 된 개발자 R씨.

근무중 모바일 앱 프로젝트를 진행을 했고 모바일 앱 개발자 들과  어떤방식으로 API 통신을 해왔는지 지식을 쌓았다.

그에 흥미를 느껴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완전히 모바일개발자로 전향하려는 목표가 만들어 졌다.

하지만 서버 개발자로서의 5년여 경력도 버릴 수 없었고 경력은 짧긴 하지만 아는것은 많은 지라

서버개발경력으로 알고있는 지식과 개인적으로 진행한 모바일 개발 지식으로 PR 을 매우 성공적으로 했고

그는 그렇게 모바일 앱 경력 개발자로 입사하게 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배운 기술로는 단순히 개발진행은 되었을지 몰라도

해당 경력에 맞는 디자이너들 과의 협업, 화면 설계, 디버깅, 이슈관리, 형상관리 등등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었고

결국 모바일팀에서 R씨는 입개발자로 낙인 찍히고 만다.



이 R씨는 입개발자로 낙인 찍힌채 회사에서 채용취소가 되어야 하는것일까?

뭐 처음부터 솔직히 면접때 앱개발 쪽은 처음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프로젝트로 경험을 쌓았고

실무경력만 없는것이니 경력대비 연봉은 조금 까이더라도 감수하고 입사하고 싶다.

는 식으로 말을 풀어 갔으면 베스트 였겠지만

사실 그렇게 해서는 개발자 업종을 전향한다는게 그리 쉬운것은 아닌게 현실이라서

어떻게든 발을 들여놓고 난 뒤 빠른성장으로 입증해 내겠다 라는 의지로 입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마냥 방법이 모두 잘못되었고 욕먹어도 싼 개발자 라고 치부하기도 조금은 아쉽다.




반대로 자신의 뛰어난(?) 이력 혹은 말빨 만으로 날로 먹으려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이 역시 먹튀가 목적인 질데로이 록허트이냐 아니면 개발전공 변경이 간절한 개발자 이냐

하는 판단의 선택이 기로에 선다.

이래저래 고민 할밖에는 역시 최고로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은 해고시켜버리는 것 이겠지만..

자유로운 개발전공 변경의 길이 좁아지는 것은 역시 옳지 않아 보인다.

서로에게 너무 어려운 문제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그런 ' 명성 혹은 자기 PR에만 능통한 개발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환경이 중요하다. ' 겠지만

그것 보다는 전세계 평화가 더 먼저 올것같다.







시작하는 글


1. 투덜이 스머프

2. 인디아나존스

3. 인턴에서 나쁜프로그래머까지

4. 업햄 상병 구하기

5. 흥선대원군

6. 듀크 뉴캠 포에버

7. 아르센 뤼팽

8. 질데로이 록허트

9. 사루만

10.과거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마무리 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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